삶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. 영화를 좋아하게 될수록, 좋은 영화를 만날수록 나는 이 문장을 관객이자 제작자의 마음으로 되새긴다. 삶을 잘 살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.
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영화가 싫다. 예지의 직업이 하필 다큐멘터리 감독이어서, ‘다큐멘터리의 카메라’와 ‘극영화’의 카메라를 넘나드는 영화의 모든 상징들이 불쾌할 정도로 명확해서, 스치듯 활용된 해고 노동자들의 삶들이 자꾸만 기억 속 영화와 겹쳐보여서, 아이의 묘사가 맘에 안들어서. 결정적으론 극에서의 재현에 윤리적 책임을 느낀다는 감독이 말이 영화와 어긋나 자주 미끄러져서. 영화를 보고 나서 며칠 간 이런저런 트집을 잡았다.
시간이 흐르고 영화를 소화하며 내가 내린 결론은 크게 다르진 않다. 나는 여전히 이 영화가 싫다. 다만 영화관에서는 영화 만드는 일의 무상함에 대해 고민했다면, 이젠 반드시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. 적어도 숨거나 핑계 대지 않아야겠다고. 영화에서 삶을 떨어뜨려 놓지 않겠다고.